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따뜻한 라면 한 그릇

따뜻한 라면 한 그릇

김이 먼저 말을 건다
어제의 피로와
오늘의 허기를 데리고.

보글보글,
시간이 풀어지는 소리 속에서
면은 서서히 마음을 닮아가고
국물은 기다림을 익힌다.

젓가락 끝에 걸린 한 가닥 온기,
입안에 퍼지는 건
간단한 조리법이 아니라
살아냈다는 안도.

추운 날도, 늦은 밤도
이 그릇 앞에서는
다 이유가 된다.
후루룩,
오늘을 견딘 내가
따뜻해진다.